선영 누나가 용산에서 부대 복귀하기 전에 서점에서 사줬던 책. 제목이 뭔가 있어보였고, 누나가 추천해준게 뭔가 있을것 같아서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제목에 나와있는대로 주된 사건은 모든 사람이 눈이 멀어버린다는 것이다. 배경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과 똑같다. 갈등이나 위기와 같은 긴박한 상황은 대체로 잘 나오지 않는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눈이 멀어버린 사람들이 격리되어있다가 어떻게 탈출해서 사회로 돌아갔다가 어느정도 견디니 다시 시력이 회복되었다는 내용이다. 중요한 세부내용은 눈이 멀어서 격리된 사람들 중에 한사람만은 눈이 보인다는 것이고, 그 외의 모든 사람들은 점차 눈이 멀어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책을 펼치고 철학책인줄 알았었다. 왜냐하면 따옴표 하나없이 철학책처럼 문단만으로 구분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읽어보니 따옴표만 없고 구성은 소설이었다. 철학책처럼 보여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구성 하나하나를 철학적인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 읽었었다. 여기에는 사람의 이름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단지 '처음 눈먼 사람','의사선생 아내','검은 색안경을 쓴 여자'와 같이 그 사람의 본질을 나타낼 뿐이다. 또한 눈먼사람들은 보통 눈먼사람과는 달리 앞이 찬란한 흰빛이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왜 이러한 설정이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찬란한 흰빛과 보이지 않아 배변을 아무데나 하고, 침을 아무데나 뱉으며 오물이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현실과 역설적인 의미를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 책에서 특히 잘 나타나는 것이 인간이 극한에 가면 어떻게까지 된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모든 사람이 다 눈이 먼 상황에서 혼자 눈이 보이는 사람(안과 의사의 아내)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책을 읽는 도중에는 좀 지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읽다보니 왠지 모르게 책에서 손을 떼기가 좀 아쉽고 그랬다. 마지막 10페이지 정도에서는 정말 감탄 그자체였다. 앞의 내용이 대부분 이해되면서 작가의 의도가 대충 짐작이 갔다. 처음에는 읽기 힘들었지만 중간에는 손을 떼기가 아쉽고, 마지막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이러한 책이 정말로 양서가 아닐까 싶다.


눈먼 자들의 도시
국내도서
저자 :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 / 정영목역
출판 : 해냄출판사 2002.11.20
상세보기


'Books >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의 화원  (0) 2016.09.28
손자병법  (0) 2016.09.28
해변의 카프카  (0) 2016.09.28
자유로부터의 도피  (0) 2016.09.28
불광불급 (不狂不及)  (0) 2016.09.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