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작가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단편 모음집이다. 단편 소설이 아니라 일기와 같이 짧으면 1페이지 반, 길면 4페이지 정도 되는 정말 짧은 단상(斷想)들의 모음이다. 일단 목차를 보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생각을 정말로 다채롭게 엮은 것 같아서 사게 되었다. 나온지 몇년이 되어 디자인도 약간 심플하면서 값도 싼것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에는 아무리 작은 책도 만원 정도 하는데 이 책은 300페이지가 훨씬 넘으면서도 8000원(인터넷 서점으로 6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말 짧은 생각들의 모음이었다. 그만큼 하루키씨의 생각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책이기도 했다. 그의 자유로운 필체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게되기도 했다. 그는 작은것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두고는 했다. 또한 시시할 수도 있는 것에도 깊은 생각들을 하는 등 정말 소설가라는 느낌이 드는 글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가벼운 글들을 계속 읽다보니 이 사람이 인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글이란 무엇인가를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문체만 조금 바꾸면 인생의 고뇌와 같은 심오할 수도 있는 주제들을 가볍게 다루면서도 책을 덮고나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주는 책이랄까. 문체 또한 너무 신선했다. 분명히 나이가 중년인 아저씨인데도 문체는 상큼하고 자유로웠다. 신선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글이었다.
 
책 하나하나의 내용은 여기에 적을 수는 없다. 글 하나하나가 목적을 가진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공통적인 목적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인간의 이해일 것이다.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와 같은 명작을 어떤 사고방식으로 탄생시켰고, 그 속에 녹아든 철학들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하는 것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정말 자유로운 책이었다. 형식을 탈피하기보다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 남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든지 형식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창의력과 자유로운 생각을 그대로 나타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키라는 사람을 좀 더 존경하게 된 것도 있지만 존경보다는 이 사람을 이해하고 닮고싶은 것도 있다. 흔히들 힘든 세상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세상을 자신의 세상으로 만들어 자신의 뜻으로 살아가면서도 절대 어디 하나 튀어나오지 않은 삶은 정말 대단한 삶일 것이다.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김진욱역
출판 : 문학사상 199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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