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큰 책이다. 무려 823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사전 크기의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와 '남이야 뭐라하건!'을 합본하여 펴낸 특별판이기 때문이다. 
뉴턴을 받아보면서 거기에 소개된 책 중에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라는 책이 있었다. 나는  파인만이라는 사람이 유명하기는 한데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궁금했기 때문에 이 책을 사게 되었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니 유쾌한 내용들이 많을것 같아서 기대도 많이 되었다. 
 
리처드 파인만은 어릴때부터 아버지에게서부터 많은 교육을 받았다. 단순한 학교식 교육이 아니라 어떤 현상의 원리는 어떤 것이며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이것의 목적은 어떤 것인지와 같이 본질적인 문제를 흥미롭게 가르쳐줬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파인만은 평소에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간략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그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파인만의 아버지의 교육과 그에게서 교육을 받은 파인만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굳이 어렵게 전문가들만의 언어를 통해 그들끼리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허영심일 뿐이라는 것이다. 진짜 과학은 다른 전공을 하는 사람에게도 실제적인 정보로 효과적인 정보전달이 가능한 것이라는 것이 파인만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파인만이 실용과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양자물리학에 대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까지 받은 전문 과학자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접시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회전 속도와 흔들리는 정도를 방정식으로 (복잡한 계산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2:1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풀이해내는, 다소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것은 쓸모는 없을지라도 파인만 자신이 신기해하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연구한 것이다. 그는 진정으로 과학을 사랑하고 즐길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는 과학자였지만 삶을 재미있게 살았다. 때로는 화가로, 봉고 연주자로, 심지어 금고털이로도 명성아닌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그가 실제로 그린 그림은 비싼값에 팔려나가기도 했으며, 브라질과 같은 나라에서 봉고 연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적도 있었다. 또한 호기심으로 연구하게된 금고의 잠금장치를 가지고 장난친 적도 여러번있었다.  여자들을 꼬시는 방법도, 독심술의 방법(약간은 과학적인 방법으로)도 능통했던 그는 정말로 재미있게 살았던 것이다.
챌린저호의 폭발사건을 다룬 내용도 후반부에는 상당히 많았다. 전문적인 구조라든지 화학적, 물리적 작용에 대해서는 이해가 잘 가지는 않았지만 그가 폭발 이유를 밝혀내는 과정에서는 유쾌한 이면에 있던 그의 진지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과학자라고 해서 실험실에만 쳐박혀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나오는 그의 리더쉽과 사건의 진상을 캐기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비행기로 왔다갔다 하는 진지하면서도 정열적인 모습이 너무 멋있었던 것이다. 
 
그를 과학자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정말로 한 인생을 재미있게 살다간 한 사람의 위인이었다. 장난기 많으면서도 재치있는 그가 남긴 것은 물리학의 이론뿐만 아니라 삶을 재미있게 살 수 있는 한가지의 지침일 것이다.


파인만! (특별판/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리처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랠프 레이턴(RALPH LEIGHTON) / 김희봉,홍승우역
출판 : 사이언스북스 200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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