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수필집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책은 깔끔한 분위기의 명 문장으로 가득찬 잠언집이기도 하다. 무소유를 읽으면서도, 그 외 다른 법정스님의 책들을 읽으면서 내 자신이 깨끗해지는 것을 느꼈었다.
 
홀로 사는 즐거움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글의 주된 내용은 공(空)인 듯하다. 수필 모음집이어서 한가지 공통된 주제는 있지 않지만, 비움이라는 주제에 대해 역설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무소유에 비해 현대사회를 비판한 부분이 많기도 했다. 하루의 95%를 실내에서 살아가는 현대인, 거짓과 부패로 얼룩진 정치판, 또한 그것을 사람들에게 퍼트리는 TV는 법정스님의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글귀는 '빈 항아리가 빈 상태 그대로라야만 비로소 충만함을 느낀다.'였다. 비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충만함을 느낀다는 것은 빈 항아리가 빈 상태로 있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기 때문이 아닐까. 빈 항아리를 꾸민다고 그 옆에 꽃을 꽂아놓는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거북함을 느낄 뿐이다. 
법정스님은 불가의 사람이기는 하지만 불교 뿐만 아니라 도교, 서양철학에도 조예가 깊은 분이다. 한가지 깨달음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굳이 불교 경전을 예로들어 설명하지 않고 도덕경의 글귀를 인용하고, 서양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나와는 다른 것들을 관용으로 포용할 줄 아는 자세인 것이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배타적으로, 틀렸다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비판하려드는 것은 진정한 학문, 철학, 종교 따위가 아니다.
이러한 법정스님의 사상 외에도 스님이 살고 있는 모습들이 너무나 평화롭게 보였다. 비록 가진것 없이 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안분자족하면서 살고 있는 그 모습이 또 하나의 행복한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홀로 사는 즐거움
국내도서
저자 : 법정
출판 : 샘터사 200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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