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읽을 만한 책을 찾아보다가 괜찮을듯 싶어 산 책이다. 
춘추 전국 시대의 유명한 제자백가를 꼽자면 유가, 도가, 묵가, 법가 등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유가, 도가는 조금이나마 알지만 묵가, 법가는 대부분 모르고 있다. 나 역시도 묵가와 법가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묵가는 묵자, 법가는 한비자라는 간단한 상식만을 알고 있었다. 
춘추 전국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는 몇천년이 넘는 시간의 차이와 역사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긴 세월을 뚫고 나와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위대함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오래된 모든 책이 위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한비자는 춘추 전국 시대에도 유명한 사상이었고, 여러 성군들이 그 정신을 높이 샀다고 했다. 또한 한비자는 법가사상이니만큼 법으로 지배되는 지금에도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비자는 법가사상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법만을 획일적으로, 무조건적인 맹신으로 믿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도덕경에서 노자가 주장했던 하나의 큰 도(大道)에 속한 하나의 작은 도(小道)를 한비자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사회에 접목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노자는 대동사회라고 해서 적게 알고 서로 왕래가 없이 조용히 살아가는 소국과민(小國寡民)을 이상세계로 삼았지만, 한비자는 법이라는 하나의 큰 흐름으로 적게는 개인간의 관계에서부터 크게는 국가간의 정치, 외교에 올바른 길을 세우려고 했다. 우선, 한비자는 인간의 품성을 성선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해서 순자처럼 성악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인간이라함은 도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에 이기적이며 욕망을 가진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도덕적인 면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노자의 말대로 소국과민의 세계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다. 하지만 호전적이면서 지배, 권력욕이 있는 인간은 노자의 생각대로만은 평화로운 이상세계를 만들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사람들을 제어하기 위해서 필요한 또따른 하나의 도(道)가 법인 것이다. 
이러한 철학을 가진 한비자를 읽으면서 계속 데카르트가 생각났다. 분명 그 두사람은 살았던 시대도, 환경도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하나의 진리가 있었다. 데카르트는 스파르타가 귀족제의 사회에서도 한명의 위대한 국왕을 중심으로 모든 법이 움직였기 때문에 그 강력한 아테네 연합과 같은 국가들과 오랫동안 공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비자도 같은 생각이다. 한명의 강력한 권력을 가진 왕이 상과 벌을 주관함으로써 다른 혼란이 일어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왕에게 속한 하나의 질서를 구축하여 혼란을 막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전제정치, 독재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위대한 여러사람보다 그들보다는 조금 덜한 한사람의 의견이 전사적이면서도 통일된 정책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오캄의 면도날(occam's razor)이라는 말이 있다. 복잡한 가정을 세우는 것보다 단순한 하나가 답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 똑같은 사람은 아니다. 각자의 개성이 있고 각자의 능력이 있는 제각각으로 다른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을 자로 잰듯이 똑같은 생활을 하라고 하면 그때부터 그들은 인간이 아니게 된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능력에 따라 직책을 부여하는 사회가 인간다운 사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한비자의 법은 가장 인간다운 사회를 현실적으로 실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과 벌은 엄격하되 통합된 하나의 권력에 의해 실행되어야 한다. 또한 각자의 개성에 맞게 그 법은 유연성이 있어야 하지만 난잡해서는 안된다. 각자의 입장에서 정의라는 개념에 맞게 법이 실행되어야 하며 그 방법은 상대적인 개념에서의 평등에 맞아야 하는 것이다.



한비자
국내도서
저자 : 성동호
출판 : 홍신문화사 20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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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다.
서점에서 좋은책이 없을까 하며 찾아보다 전에 읽었던 상실의 시대라든지, 해변의 카프카와 같은 하루키의 소설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상실의 시대 완결편'이라는 평을 받는 이 책을 사게되었다.
상실의 시대는 내가 하루키의 책을 처음으로 접한 소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이런 소설을 몰랐을까 하는 생각에 아껴아껴 읽으면서도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의 주요 모티브는 상실의 시대와 같이 연애-실연이다.
 
주인공인 하지메는 시마모토라는 여자애를 12살때 만나게된다. 그때 그녀는 다리를 약간 절고있기는 했지만 미소가 아름다우면서도 얼굴도 아름다운 소녀였다. 하지메는 순수한 사랑으로 시마모토와 정신적인 교감을 나눴지만, 중학교에 진학하게되면서 시마모토와 이별하게된다. 그 이후 이즈미라는 소녀와 사귀다가 하지메가 그녀의 사촌언니와 관계를 맺고있는 것을 알고나서는 심한 마음의 상처를 갖게되어 헤어진다. 그 이후 주인공은 어느 건설회사 사장의 딸인 유키코와 결혼을 해서 두 딸을 갖고 두개의 바를 운영한다. 하지만 어느날 시마모토가 바에 찾아오면서 하지메는 어릴때부터 그리워했던 그녀에의해 흔들리게된다. 시마모토는 어느때는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오더니 어느때는 몇달이고 찾아오지 않다가도 문득 하지메를 찾아온다. 하지메는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있던 시마모토와 지금의 행복한 가정의 유키코 사이에서 흔들린다. 
어릴때의 사랑이 실연으로 변했다가 20년이 조금 넘는 세월을 건너 만나게 된 새로운 사랑의 끈과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위해 몸부림치지만 진심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기존의 삶의 선택에서 하지메는 방황한다. 하지만 결국 이 소설은 유키코와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면서 끝을 맺는다. 행복한 삶을 계속하기 위한 결론은 망각과 현실긍정 뿐이라는 작가의 뜻이 숨어있는 듯하다.
 
하루키의 소설은 거의 비슷비슷한 분위기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루해지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풍부한 감성으로 읽으면 읽을수록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되는, 아름다운 책이다. 이상하게도 이 책에 나오는 성행위들은 전혀 외설스럽지 않다. 아마도 이 책의 분위기에서 나오는 성스럽고도 아름다운 하나의 커뮤니케이션과 사랑의 한 방법으로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무언가 사람을 끄는 분위기와 정서가 이 책에 녹아있는 듯하다. 이 책은 사랑의 행복한 감정과 함께 이국적인 감정에 대한 동경, 그리고 상실과 실연의 감정의 쓸쓸함. 이 외에도 열정, 행복, 진지함, 외로움, 허무 등의 감정이 빚어내는 감정과 감성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임홍빈역
출판 : 문학사상 200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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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이리저리 서핑하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살펴보게 된 책이다. 부제목은 '왜 인간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반복하는가.'였는데, 평소에 후회없이 살자는 내 좌우명에 맞는 삶을 살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유심히 보게 되었다. 보통 판매되는 심리에 대한 책들처럼 목차는 주제별로 세분되어 있었다. 그 목차들을 살펴봤을 때 왠지 제대로 된 책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이 책을 사게되었다.
 
보통 사람은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하는데, 감성적인 측면도 적잖게 있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비합리라는 것은 당연히 합리적이라는 단어의 반댓말이고, 심리학이라는 말은 인간 행동과 사상의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합리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 책들은 어떻게 해야 합리적인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더욱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보통의 책에서는 정면교사의 방법으로 합리성을 설명하지만 이 책에서는 반면교사의 방법으로 비합리적인 사고를 질타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나 자신은 평소에 합리적인 생각을 한다고 굳게 믿고있다가도 이 책을 덮고나면 반성하거나, 고쳐야 할 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된다. 예를들어 '어느 특정한 암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별이 된다면 실제로 암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 하는 질문에서 사람들은 양성 반응이 일어나면 거의 대부분 암일 확률이 거의 확실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확률을 계산해본다면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000명 중에 1명이 암 환자이고 암 검사의 정확도가 90%라면 어떨까. 이는 1명의 실제 암 환자가 양성으로 반응 결과가 나올 확률이 0.09%이다. 또한 999명이 10%의 확률로 양성으로 오진될 확률이 9.99%이다. 결과적으로 양성반응이 나올 확률은 10.08%이다. 이렇게 오진의 확률은 아주 높기때문에 사람들의 통념적인 생각은 쉽게 틀렸다는 것을 알게된다. 암 검사의 정확도가 어느정도 올라가도 100%가 되지 않는 한 여전히 오진의 가능성은 높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다양한 예시와 통계를 통해 얼마나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많은가를 깨닫게 해준다. 또한 작가는 인간이 모든 정보를 의식적으로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처리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직관을 통해 어림짐작으로 비합리적인 사고를 하기 쉽다고 한다. 분명히 직관을 통해 삶의 많은 부분이 해결되지만 몇몇 사건들에 대해서는 이 직관이 잘못된 추론을 하게되어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인간의 직관을 통해 만들어지는 비합리적인 판단. 이를 적절하게 비판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이 책은 정말 신선하면서도 흥미있는 책이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점은 주석을 통해 작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많았는데, 왜 통계라는 것을 의심해야하는지 의문스러웠다. 작가는 통계 전체를 불신하는 것이 아니라 표본이 작을 경우에 발생하는 오류에 대해 비판했지만, 이는 수학적인 방법으로 통계를 내면 일정 수 이상에서는 정규분포곡선을 통한 방법으로 오차가 다소 발생하지만,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통계를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합리성의 심리학
국내도서
저자 : 스튜어트 서덜랜드(Stuart Sutherland) / 이세진역
출판 : 교양인 200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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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인 동욱이가 이 책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해서 추천한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브랜드라는 것을 심도있게 설명한 책이다.
 
주된 내용은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은 어떻게 팔리는가를 과거의 원조로 거슬러 올라가 현재의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은 것이다. 코르사주(corsage), 메종, 모드, 오트쿠튀르와 같은 어려운 단어도 많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브랜드의 역사를 순차적으로 배열해 이 브랜드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번성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루이비통은 귀족들의 드레스를 담는 상자를 제작하던 한 사람에 의해 생겨났고, 그 이후로 유명세를 타 브랜드화 된 경우이다. 에르메스는 마구(馬具)와 같은 안장이나 마차와 같은 것을 취급하다 나중에 그 방향을 틀어 사치품으로 유명해진 경우이다. 코코 샤넬은 자신의 스타일을 유명하게 만든 경우이다. 1900년대 초에서 흔치 않던 여자인 경영자였지만 자신이 영웅이 되어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고, 그러한 상품을 파는 것이다.
이렇게 세가지 브랜드의 유래를 단순히 알려주는 것 외에도 브랜드라는 것이 왜 인기가 있게 되었는가도 자세히 알려준다. 브랜드를 가진 명품은 원래 신에게 바치는 최고급품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이러한 명품을 소지함으로 자신의 지위가 높아지고 좀 더 많은 명성을 가지는 느낌을 가지기 때문에 High Quality의 명품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명품은 사치품일 뿐이지만 인간의 욕구와 명성에 대한 허영심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책 구성의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명품 브랜드가 생기는 전략이다. 명품을 그 명품만을 가진 사람이 부각되기 때문에 당연히 그 명품은 차별화되어야 한다. 질 높은 제품은 물론이거니와 그에 따른 A/S 또한 확실하게 보장된다. 또한 아이러니컬하게도 명품을 모방한 '짝퉁' 또한 명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짝퉁이 많을수록 그 명품이 유명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왜 사람들이 명품을 추구하고 브랜드에 목매는지 대강은 알게되었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여 극대의 이윤을 발생시키는 경영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Made in 브랜드
국내도서
저자 : 야마다 도요코 / 지세현역
출판 : 디플 200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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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수필집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책은 깔끔한 분위기의 명 문장으로 가득찬 잠언집이기도 하다. 무소유를 읽으면서도, 그 외 다른 법정스님의 책들을 읽으면서 내 자신이 깨끗해지는 것을 느꼈었다.
 
홀로 사는 즐거움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글의 주된 내용은 공(空)인 듯하다. 수필 모음집이어서 한가지 공통된 주제는 있지 않지만, 비움이라는 주제에 대해 역설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무소유에 비해 현대사회를 비판한 부분이 많기도 했다. 하루의 95%를 실내에서 살아가는 현대인, 거짓과 부패로 얼룩진 정치판, 또한 그것을 사람들에게 퍼트리는 TV는 법정스님의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글귀는 '빈 항아리가 빈 상태 그대로라야만 비로소 충만함을 느낀다.'였다. 비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충만함을 느낀다는 것은 빈 항아리가 빈 상태로 있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기 때문이 아닐까. 빈 항아리를 꾸민다고 그 옆에 꽃을 꽂아놓는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거북함을 느낄 뿐이다. 
법정스님은 불가의 사람이기는 하지만 불교 뿐만 아니라 도교, 서양철학에도 조예가 깊은 분이다. 한가지 깨달음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굳이 불교 경전을 예로들어 설명하지 않고 도덕경의 글귀를 인용하고, 서양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나와는 다른 것들을 관용으로 포용할 줄 아는 자세인 것이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배타적으로, 틀렸다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비판하려드는 것은 진정한 학문, 철학, 종교 따위가 아니다.
이러한 법정스님의 사상 외에도 스님이 살고 있는 모습들이 너무나 평화롭게 보였다. 비록 가진것 없이 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안분자족하면서 살고 있는 그 모습이 또 하나의 행복한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홀로 사는 즐거움
국내도서
저자 : 법정
출판 : 샘터사 200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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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왜이런지 궁금해서 끌렸던 책이다. 가벼운 분위기의 책은 아닌것 같고, 그렇다고 철학책과 같은 책은 아닐 듯 싶어서 한번 보게 되었다. 
 
이 책은 8개의 마당으로 되어 있다. 다시말해서 8명의 인터뷰가, 삶의 흔적이 나타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목에서도 약간 느낄 수 있듯이 이 8사람은 보통의 사람이 아니다. 바로 사형선고를 받은, 불치의 병인 암에 걸려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8명이니만큼 그들의 삶의 모습은 다양하다. 평생을 고귀하게, 건강하게 살았던 사람이 있었던 반면 밑바닥 인생을 살았던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죽음의 문앞에서 남기고 싶은 말은 한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책의 제목대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이다. 자신들의 가족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해서, 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더이상 옆에 있어줄 수 없어서 미안한 것이다.
어떤 사람은 히말라야에서 살다가 우연히 한국으로 돌아와 건강진단을 하던 도중에 악성종양으로 판명된 암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도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평범하게 살다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암이 전이되어 손쓸새도 없이 병마에 당하고 만 사람도 있었다. 어릴때부터 반반한 외모로 소모적인 삶을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딸을 낳았으나 결국 가정파탄으로 인해 딸을 보내고 난 뒤 췌장암으로 판명되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한 어머니도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사람의 죽음을 기록한 것은 아니었다. 삶과 죽음은 동시에 탄생한다는 말처럼 한 사람이 태어났을 때부터 죽음에 다다랐을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겪었던 행복과 유쾌한 일들, 또 그들의 가난, 고통, 좌절 또한 삶의 일부로 점철되어 있는 것이다. 그들이 죽음이라는 끝, 또는 새로운 시작의 앞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우리가 어떠한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 앞에서 '조금만 더 일할걸..'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단지 그들은 '조금만 더 사랑할걸..'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죽음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의 삶에 치여 지금 살아가는 이유조차 모른다면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삶의 형제로서 태어난 죽음이라는 친구로.


미안하다...미안하다 미안하다
국내도서
저자 : 손동인
출판 : 파라북스 200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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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큰 책이다. 무려 823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사전 크기의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 와 '남이야 뭐라하건!'을 합본하여 펴낸 특별판이기 때문이다. 
뉴턴을 받아보면서 거기에 소개된 책 중에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라는 책이 있었다. 나는  파인만이라는 사람이 유명하기는 한데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궁금했기 때문에 이 책을 사게 되었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니 유쾌한 내용들이 많을것 같아서 기대도 많이 되었다. 
 
리처드 파인만은 어릴때부터 아버지에게서부터 많은 교육을 받았다. 단순한 학교식 교육이 아니라 어떤 현상의 원리는 어떤 것이며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이것의 목적은 어떤 것인지와 같이 본질적인 문제를 흥미롭게 가르쳐줬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파인만은 평소에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간략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그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파인만의 아버지의 교육과 그에게서 교육을 받은 파인만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굳이 어렵게 전문가들만의 언어를 통해 그들끼리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허영심일 뿐이라는 것이다. 진짜 과학은 다른 전공을 하는 사람에게도 실제적인 정보로 효과적인 정보전달이 가능한 것이라는 것이 파인만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파인만이 실용과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양자물리학에 대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까지 받은 전문 과학자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접시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회전 속도와 흔들리는 정도를 방정식으로 (복잡한 계산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2:1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풀이해내는, 다소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것은 쓸모는 없을지라도 파인만 자신이 신기해하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연구한 것이다. 그는 진정으로 과학을 사랑하고 즐길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는 과학자였지만 삶을 재미있게 살았다. 때로는 화가로, 봉고 연주자로, 심지어 금고털이로도 명성아닌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그가 실제로 그린 그림은 비싼값에 팔려나가기도 했으며, 브라질과 같은 나라에서 봉고 연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적도 있었다. 또한 호기심으로 연구하게된 금고의 잠금장치를 가지고 장난친 적도 여러번있었다.  여자들을 꼬시는 방법도, 독심술의 방법(약간은 과학적인 방법으로)도 능통했던 그는 정말로 재미있게 살았던 것이다.
챌린저호의 폭발사건을 다룬 내용도 후반부에는 상당히 많았다. 전문적인 구조라든지 화학적, 물리적 작용에 대해서는 이해가 잘 가지는 않았지만 그가 폭발 이유를 밝혀내는 과정에서는 유쾌한 이면에 있던 그의 진지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과학자라고 해서 실험실에만 쳐박혀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나오는 그의 리더쉽과 사건의 진상을 캐기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비행기로 왔다갔다 하는 진지하면서도 정열적인 모습이 너무 멋있었던 것이다. 
 
그를 과학자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정말로 한 인생을 재미있게 살다간 한 사람의 위인이었다. 장난기 많으면서도 재치있는 그가 남긴 것은 물리학의 이론뿐만 아니라 삶을 재미있게 살 수 있는 한가지의 지침일 것이다.


파인만! (특별판/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리처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랠프 레이턴(RALPH LEIGHTON) / 김희봉,홍승우역
출판 : 사이언스북스 200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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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밥 한그릇  (0) 2016.09.28

일본의 유명작가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단편 모음집이다. 단편 소설이 아니라 일기와 같이 짧으면 1페이지 반, 길면 4페이지 정도 되는 정말 짧은 단상(斷想)들의 모음이다. 일단 목차를 보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생각을 정말로 다채롭게 엮은 것 같아서 사게 되었다. 나온지 몇년이 되어 디자인도 약간 심플하면서 값도 싼것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에는 아무리 작은 책도 만원 정도 하는데 이 책은 300페이지가 훨씬 넘으면서도 8000원(인터넷 서점으로 6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말 짧은 생각들의 모음이었다. 그만큼 하루키씨의 생각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책이기도 했다. 그의 자유로운 필체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게되기도 했다. 그는 작은것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두고는 했다. 또한 시시할 수도 있는 것에도 깊은 생각들을 하는 등 정말 소설가라는 느낌이 드는 글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가벼운 글들을 계속 읽다보니 이 사람이 인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글이란 무엇인가를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문체만 조금 바꾸면 인생의 고뇌와 같은 심오할 수도 있는 주제들을 가볍게 다루면서도 책을 덮고나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주는 책이랄까. 문체 또한 너무 신선했다. 분명히 나이가 중년인 아저씨인데도 문체는 상큼하고 자유로웠다. 신선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글이었다.
 
책 하나하나의 내용은 여기에 적을 수는 없다. 글 하나하나가 목적을 가진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공통적인 목적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인간의 이해일 것이다.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와 같은 명작을 어떤 사고방식으로 탄생시켰고, 그 속에 녹아든 철학들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하는 것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정말 자유로운 책이었다. 형식을 탈피하기보다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 남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든지 형식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창의력과 자유로운 생각을 그대로 나타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키라는 사람을 좀 더 존경하게 된 것도 있지만 존경보다는 이 사람을 이해하고 닮고싶은 것도 있다. 흔히들 힘든 세상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세상을 자신의 세상으로 만들어 자신의 뜻으로 살아가면서도 절대 어디 하나 튀어나오지 않은 삶은 정말 대단한 삶일 것이다.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김진욱역
출판 : 문학사상 199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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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산 책이다. 100페이지가 조금 넘으면서 크기도 A5 나 B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책이다. 내용이 있는 페이지라고 해봤자 100개의 조언들과 그 아래 조그맣게 있는 명언들 뿐이다.
 
이 책을 읽을 때 제일 많이 떠올렸던 책은 손자병법이었다. 비록 구성이라든지 내용은 다르지만 하나의 병법과 같은 내용인 것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손자병법은 군사와 같은 자신의 아래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다스리고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말하고 있고, 이 책은 인생의 전반적인 인간관계와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말하고 있다. 타인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자기 자신의 갈등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어떻게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 이 책의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심리학에 관련된 책과 처세술, 그리고 인관관계론의 책을 섞어서 간단하게 편집한 책 같다. 
저자는 릴케 외 여러명이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 이 책을 쓴 것인지 아니면 엮은이가 릴케외 여러명의 글들을 엮은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서양의 것이 되었건, 동양의 것이 되었건 간에 명언들은 만국 공통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제목은 96가지 지혜였지만 실제 내용은 100가지 내용이었다. 그리고 각 페이지마다 밑에 조그맣게 있는 명언들은 그 페이지의 내용과 그렇게 대응되는 내용이 아닌것 같아서 아쉬웠다.


내 삶을 변화시키는 96가지 지혜
저자 :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출판 : 꿈과희망 200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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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휴가나갔다가 책장에 꽂혀 있어서 재밌겠다 싶어서 읽게된 책이다. 아버지께서 주문하셨던 책인데, 경영 경제와 같은 딱딱한 내용의 책이 아니라서 그냥 재미삼아 읽으면 좋을것 같았다.
 
먹기위해 사는가, 살기위해 먹는가.
내가 아주 어릴적 몽쉘이라는, 초코파이 비슷한 과자의 광고였다. 어릴땐 그 뜻도 잘 모르고 그냥 재미삼아 말하곤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기억이 떠올랐고,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의 욕구중 가장 원초적인 것이 성욕, 생존의 욕구, 그리고 식욕과 같은 것이다. 식욕이란  사람이 살아가기위한 에너지를 외부의 물질로부터 섭취하는 행위이다. 원초적이니만큼 우리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식생활에 대한 문화는 지구 어느곳이든간에 발달되어있다.
 
이 책은 아마도 어른들이 읽으시기에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어릴때부터 도시에서 태어났고 자라온 요즘 세대들에게는 생소한 재료, 방법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시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 책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 나이가 들었다고 하기엔 뭣하지만 어릴 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셨던 그 음식들은 내 기억에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들어가 있다. 어릴 때 할아버지께서 구워 주셨던 군고구마와 밤 같은 것들,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셨던 차가운 콩국수, 동치미, 하다못해 달걀 후라이까지. 
이 책에도 그러한 분위기의 음식들이 등장한다. 그 사람들의 나름나름의 추억에 얽힌 음식들... 그 음식이 한국 전통 음식이 되었건 일본의 나베가 되었건 초콜릿이 되었건... 음식들은 시각, 미각, 촉각, 후각 등의 감각들을 통해 기억으로 저장되고 그 상황에 어울리는 추억으로 새겨진다. 
 
먹는다는것. 음식이라는 것.
매일 먹고 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도 있고 무심히 지나갈 수 있지만, 하나 하나 추억을 돌이켜보면 그에 얽힌 눈물이라든지 회한, 웃음 등이 수없을 것이다.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국내도서
저자 : 박완서
출판 : 한길사 200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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